문학 107

벌번 반년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251 1 0 21 2018-06-21
서울 중부 견평방(中部 堅平坊) 지금(1946년 현재)은 거기 서 있는 건물(建物)도 헐리어 없어져서 빈 터만 남았지만, 연전까지는 빈 벽돌집이나마 서 있었고, 그전 잠깐은 화재 뒤의 화신백화점(和信百貨店)이 임시영업소로 썼고, 그전에는 수십 년간 종로경 찰서의 청사(廳舍)로 사용되었고, 또 그전에는‘한성 전기회사’가 있던 곳.

소설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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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457 1 0 22 2018-06-21
K가 S잡지 삼월호의 단편소설 한 편을 부탁받은 것은 정월 초순이었다. “정월 그믐날까지 꼭 한 편 써 주시오.” 이런 부탁에 대하여 그럽시다고 쾌락하였다. S잡지는 가정잡지였다.

최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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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6 1 0 19 2018-06-21
최일이가 그의 제자 이준식의 아내와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이상한 찬스에 서였다. 일이는 어떤 보통학교의 훈도였다. 준식이는 그 보통학교 출신이었다. 사 람됨이 고지식하고 고지식하니만치 또한 인정 깊은 일은 준식이가 재학 시 부터 준식이를 퍽 사랑하였다.

배따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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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97 1 0 14 2018-04-21
좋은 일기이다. 좋은 일기라도,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우리 ‘사람’으로서는 감히 접근 못 할 위엄을 가지고, 높이서 우리 조고만 ‘사람’을 비웃는 듯이 내려다보는, 그런 교만한 하늘은 아니고, 가장 우리 ‘사람’의 이해자인 듯이 낮추 뭉글뭉글 엉기는 분홍빛 구름으로서 우리와 서로 손목을 잡자는 그런 하늘이다. 사랑의 하늘이다. …

K박사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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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63 1 0 8 2018-04-21
“자네 선생은 이즈음 뭘 하나?” 나는 어떤 날 K박사의 조수로 있는 C를 만나서 말끝에 이런 말을 물어보았다. “노신다네.” “왜?” “왜라니?” “그새 뭘 연구하고 있었지?” “벌써 그만뒀지.” “왜 그만둬?” …

광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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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7 1 0 15 2018-04-21
걸핏. 방안에 앉아서 추녀 아래로 보이는 하늘을 무심히 우러르고 있을 때에 휙 지나간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낙엽이든가, 그렇지 않으면 하늘 나는 새 일 것이다. 소년이라 보자면 아직 소년이요 청년이라 보자면 넉넉히 한 개 청년이 되 었을 나이의 공자. 현재 이 나라의 왕세자요 장차의 임금이 될 지존한 소년 공자였다. …

김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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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4 1 0 18 2018-04-21
해방 직후였다. 나는 어떤 동업 일본인 변호사의 집을 한 채 양도받아가지고 이 동네로 이 사를 왔다. 이사를 와서 대강한 정리도 된 어떤 날 집으로 돌아오니까 아내는, “김덕수네가 이 동네에 삽디다그려.” 하는 보고를 하였다. “김덕수란? 형사 말이요?” …

집주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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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2 8 0 15 2018-04-21
김연실이가 친구 최명애의 집에 몸을 기탁하고 있다가 하마터면 명애의 남 편과 이상한 사이가 될 뻔하고, 그 집에서 뛰쳐나와서 문학청년 김유봉이 묵고 있는 패밀리 호텔을 숙소로 한 다음 한동안은 연실에게 있어서는 과연 즐거운 세월이었다. …

신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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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47 15 0 7 2018-04-21
“아버지 날까요?” 열두 살 난 은희는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근심스러이 이렇게 물었다. “글쎄 내니 알겠냐. 세상의 만사가 하나님의 오묘하신 이치 가운데서 돼 나 가는 게니깐 하나님을 힘입을 밖에야 다른 도리가 없지.” 아버지도 역시 근심스러운 얼굴로 이렇게 대답하였다. …

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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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38 1 0 12 2018-04-21
“최성구 씨에게는 약혼한 처녀가 있으며…….” “최성구 씨는 혼인 문제 때문에 약혼자의 고향인 T군으로 내려갔으니 …….” 이러한 편지를 처음으로 받았을 때는 정희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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