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107

포플러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201 1 0 18 2018-10-21
어떤 날 김 장의네 집에서 볏섬들을 치우느라고 야단일 적에 최서방이 우 연히 밥을 한 끼 얻어먹으러 그 집에 들어갔다. 원래 근하고 정직한 최 서방은 밥을 얻어먹은 그 은혜를 갚기 위하여 볏섬 치우는 데 힘을 도왔다. 아니, 도왔다는 것보다 오히려 최서방이 달려든 다 음부터는 다른 사람들은 물러서서 최 서방의 그 무서운 힘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편주의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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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56 1 0 23 2018-09-21
동방의 정기를 한몸에 지니고 기다랗게 벋어 내려오던 산맥이 한 군데 맺 힌 곳- 거기는 봉오리를 구름 위로 솟고 널따랗게 벌여 있는 태백산이 있 다. 이 태백산 아래 자리를 잡고 한 개 나라를 건설하고 나라 이름을 동부여 (東扶餘)라 한 금와왕 때에 금와왕에게 사랑을 받는 소년이 있었다.

사진과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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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2 1 0 33 2018-09-21
오늘도 또 보았다.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누구를 기다리는 듯이… 어떤 해수욕장 ― 어제도 그저께도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누구를 기다리는 듯이 망연히 앉아 있는 여인 ― 나이는 스물 대여섯, 어느 모로 뜯어보아도 처녀는 아니 요 인처인 듯한 여인 ―

벗기운 대금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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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405 1 0 20 2018-07-21
“여보, 주인.” 하는 소리에 전당국 주인 삼덕이는 젓가락을 놓고 이편 방으로 나왔습니 다. 거기는 험상스럽게 생긴 노동자 한 명이, 무슨 커다란 보퉁이를 하나 끼고 서 있었습니다. “이것 맡고, 1원만 주우.” “그게 뭐요?” “내 양복이오. 아직 멀쩡한 새 양복이오.”

문장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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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300 1 0 48 2018-07-21
어디까지가 문학이고 어디까지가 보통 문장이냐. 이 문제는 매우 평범한 듯하고도 때때로 머리를 기울이게 하는 바이다. 조선의 文士[문사]로 태어난 사람은 흔히 아마 겪어 본 일이겠지만, 상인 들에게 그대는 문사이니 우리 상회의 광고문을 썩 잘 하나 지어 달라는 촉 탁이나 혹은 우리 회의 취지서를 지어 달라는 촉탁을 듣는다. 그런 때에, 그것을 거절하면 반드시 사양으로 해석을 하고 재삼 다시 조른다.

2월 창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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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73 1 0 17 2018-07-21
2월[二月] 창작평[創作評] ‘描寫’[묘사]에의 沒理解[몰이해] -朴花城[박화성] 氏[씨] 作[작] 「理髮師[이발사]」 지금이 2월 5일- 지금까지에 발행된 2월호 잡지로 눈에 띄는 것이〈中央〉 [중앙],〈新東亞〉[신동아],〈新家庭〉[신가정],〈朝鮮文壇〉[조선문단], 〈三千里〉[삼천리] 등이요,〈開闢〉[개벽]도 아직 2월호는 나지 않고 〈삼 천리〉에는 신작이 없으니 중앙과 동아 계통의 두 잡지와 〈조선문단〉을 본 바로써 거기 발행된 소설을 토론할 밖에는 없다.

3월 창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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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6 1 0 16 2018-07-21
3월[三月] 창작평[創作評] 才騰而到[재등이도] ― 朴泰遠[박태원] 氏[씨] 「길은 어둡고」 그 새 오랫동안 「라프」「나프」「카프」로 이렇게 들어온 기괴한 창작 이론 때문에 창작의 기교 방면이 무시되어 왔고 대개의 신진들은 이 奇論 [기론]에 심취하여 (어려운)기교 방면을 기피하여 왔다.

5월 창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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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9 1 0 17 2018-07-21
5월[五月] 창작평[創作評] 批評[비평]이란 것 本面[본면] 상에 2월 창작과 3월 창작에 대하여 월평을 시험한 뒤에, 나는 개인적로 다섯 통의 편지를 받았다. 세 통은 평받은 당사자의 것이요, 두통 은 제3자의 것이다. 당사자의 것 중에 두 통은 나무람이요, 나머지 한통은 감사의 편지였다.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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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7 4 0 18 2018-07-21
▪연애 편 북경으로 동지사가 들어갈 때였다. 복석이는 짐을 지고 동지사 일행을 따라가게 되었다. “언제 돌아오련?” “글쎄, 내야 알겠니?” “그때 치맛감 한 감 꼭 사오너라.” “시끄러운 것. 두 번 부탁 안 해두 어련히 안 사오리.” 복석이와 용녀의 작별은 눈물겨운 장면이었다. 놓았다가는 다시 부여잡고 부여잡았다가는 다시 놓고 밤을 새워가면서 서로 울었다.

행촌에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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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08 1 0 17 2018-07-21
— 文士[문사](三題)[삼제] 文士[문사]와 廣告文[광고문] 어떤 날 어떤 친구의 방문을 받았읍니다. 그 친구는 무슨 장사를 하는 사람이었읍니다. 인사가 끝난 뒤에 그 친구는 좀 주저주저하더니 이런 말을 꺼냈읍니다. 「내 무슨 부탁이 있어서 왔는데.」 그래서 무슨 부탁인가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직접 거기는 대답지 않고 한 턱을 잘 쓰겠다는 말부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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