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21

태평행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165 28 0 26 2020-01-21
일청전쟁이 끝나고, 일본은 그 전쟁에 이겼다고 온 백성이 기쁨에 넘치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때였다. 동양에도 이름도 없는 조그만 섬나라 ― 부 락과 부락의 전쟁뿐으로서 그 역사를 지어내려 오던 나라 ― 종교와, 예의 와, 법칙과, 학문과, 기술을 인국(隣國) 신라, 고구려, 대당(大唐) 등에서 조금씩 꾸어다가 때움질하여 오던 ×나라, 그 나라가 통일이 되고 정돈이 된 지 삼십 년도 못 되는 이때에, 대담히도 세계에 찬란히 이름난 대청국 (大淸國)에게 싸움을 걸어서 이겼다 하는 것은, 과연 당시에 온 세계를 놀 라게 한 큰 사실인 동시에, 그만치 일본 국민에게는 기쁜 일에 다름없었다.

귀의 성

이인직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147 6 0 11 2020-01-21
제 1 장 깊은 밤 지는 달이, 춘천 삼학산(三鶴山) 그림자를 끌어다가 남내 면(南內面) 솔개 동내〔松峴〕 강동지(姜同知) 집 건넌방 서창에 들었더라. 창 호지 한 겹만 가린 홑창 밑에서 긴 베개 한 머리 베고 넓은 요 한편에 혼자 누워 있는 부인은, 나이 이십이 될락말락하고 얼굴은 돋아 오는 반달같이 탐스럽더라.

혈의 누

이인직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274 1 0 103 2020-01-21
일청전쟁(日淸戰爭)의 총소리는 평양 일경이 떠나가는 듯하더니, 그 총소리가 그치매 사람의 자 취는 끊어지고 산과 들에 비린 티끌뿐이라. 평양성의 모란봉에 떨어지는 저녁 볕은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제월씨에게 대답함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244 1 0 34 2019-01-21
한 개의 작품의 비평이란 어떤 필요로 말미암아 생기느냐. 또 그 비평의 효과는 무엇이냐. 한 개의 작품의 비평이, 그 작품의 작자에게 손톱눈만치 라도 반응을 일으킬 만한 권위가 있느냐?

청해의 객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260 1 0 30 2018-12-21
전쟁은 지금 가장 격렬한 상태였다. 이쪽과 적(敵)이 마주 대치하여, 궁시(弓矢)로 싸우던 상태를 지나서, 지 금은 두 편이 한데 뭉키고 엉키어 어지러이 돌아간다. 누구가 이쪽이고 누 구가 적인지도 구별할 수 없이, 그저 마주치는 사람을 치고 찌르고― 내 몸 에 칼이나 화살이나를 얼마나 받았는지, 그런 것을 검분할 수도 없이, 다만 흥분과 난투 중에서 덤빌 뿐이었다.

시골 황서방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206 1 0 19 2018-12-21
황 서방이 사는 ○촌은, 그곳에서 그중 가까운 도회에서 570리가 되고, 기 차 연변에서 300여 리며, 국도에서 150여 리가 되는, 산골 조그마한 마을이 었다. 금년에 40여 세 난 황 서방이, 아직 양복쟁이라고는 헌병과 순사와 측량기수밖에는 못 본 만큼, 그 ○촌은 궁벽한 곳이었다.

송첨지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223 1 0 23 2018-12-21
소설 쓰는 사람에게도 각각 다른 버릇이 있어서 예컨대 작품 중에 나오는 어떤 인물의 이름에 있어서도 가령 이러이러한 성격과 환경의 인물을 등장 시키려 하면, 그런 사람이면 이런 이름을 붙이어야 적당하리라, 혹은 또 이 런 이름의 사람은 여사여사한 성격을 가지고 여사여사한 과거, 혹은 환경을 가지어야 될 것이다. ─ 이러한 일종의 독특한 취택벽(取擇癖)이 있다.

분토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180 33 0 16 2018-11-21
“오늘두 신발 한 켤레만 밑지었군.” 제 발을 들어 보았다. 지푸라기가 모두 헤어져서 사면으론 수염을 보이는 짚신―. “신발 서른 뭇을 허비했으니 벌써 삼백 일인가. 그동안의 소득은 단 두 뿌리….” 산삼(山蔘)을 구하고자 편답하는 삼백여 일에 간신히 두 뿌리를 얻고는 그 냥 헛애만 쓰는 자기였다.

여인담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229 3 0 23 2018-10-21
수일 전의 신문은 우리에게 ‘여인’의 가장 기묘한 심리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실을 보도하였다. 장소는 어떤 농촌……. 거기 젊은 부처가 있었다. 아내의 이름은 순이라 가정해둘까. 물론 시부모도 있었다. 시동생도 있었다. 그것은 남 보기에도 부러운 가정이었다. 늙은이와 젊은이는 모두 화목하게 지냈다.

X씨

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190 1 0 20 2018-10-21
○○은행 사무원 ○씨는 남에게 자기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길 좀 비켜주.” “이게 노형의 길이오?” ○씨는 첫마디로 성을 냅니다. 그러므로 그의 친구들도 ○씨를 대단히 무 서워하여 할 수 있는 대로 멀리하려 하였습니다.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