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 | 도서출판 작은고래 | 1,000원 구매
0
0
185
28
0
26
2020-01-21
일청전쟁이 끝나고, 일본은 그 전쟁에 이겼다고 온 백성이 기쁨에 넘치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때였다. 동양에도 이름도 없는 조그만 섬나라 ― 부 락과 부락의 전쟁뿐으로서 그 역사를 지어내려 오던 나라 ― 종교와, 예의 와, 법칙과, 학문과, 기술을 인국(隣國) 신라, 고구려, 대당(大唐) 등에서 조금씩 꾸어다가 때움질하여 오던 ×나라, 그 나라가 통일이 되고 정돈이 된 지 삼십 년도 못 되는 이때에, 대담히도 세계에 찬란히 이름난 대청국 (大淸國)에게 싸움을 걸어서 이겼다 하는 것은, 과연 당시에 온 세계를 놀 라게 한 큰 사실인 동시에, 그만치 일본 국민에게는 기쁜 일에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