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반 오정이나 바라보도록 요때기를 들쓰고 누웠던 그는 불현듯 몸을 일으 켜가지고 대문 밖으로 나섰다. 매캐한 방구석에서 혼자 볶을 만치 볶다가 열병거지가 벌컥 오르면 종로로 튀어나오는 것이 그의 버릇이었다.
그러나 종로가 항상 마음에 들어서 그가 거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 다. 버릇이 시키는 노릇이라 울분할 때면 마지못하여 건숭 싸다닐뿐 실상은 시끄럽고 더럽고 해서 아무 애착도 없었다. 말하자면 그의 심청이 별난 것 이었다. 팔팔한 젊은 친구가 할일은 없고 그날그날을 번민으로만 지내곤 하 니까 나중에는 배짱이 돌라앉고 따라 심청이 곱지 못하였다. 그는 자기의 불평을 남의 얼굴에다 침 뱉듯 뱉아 붙이기가 일쑤요 건뜻하면 남의 비위를 긁어놓기로 한 일을 삼는다. 그게 생각하면 좀 잗달으나 무된 그 생활에 있 어서는 단 하나의 향락일는지도 모른다.
…
김유정
출생지 강원 춘천
출생일 1908-01-11
사망일 1937-03-29
활동시 기근현대
활동국가 대한민국
직업 소설가
1908년 1월 11일 강원도 춘성 출생. 1929년 휘문고보 졸업, 연희전문 문과 중퇴. 1935년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에 당선. 1935년 구인회 회원으로 활동. 1937년 3월 29일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