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도 술꾼은 역시 들지 않는다. 메주 뜨는 냄새와 같이 쾨쾨한 냄 새로 방안은 괴괴하다. 윗간에서는 쥐들이 찍찍거린다. 홀어미는 쪽 떨어진 화로를 끼고 앉어서 쓸쓸한 대로 곰곰 생각에 젖는다. 가뜩이나 침침한 반 짝 등불이 북쪽 지게문에 뚫린 구멍으로 새드는 바람에 반뜩이며 빛을 잃는 다. 헌 버선짝으로 구멍을 틀어막는다. 그러고 등잔 밑으로 반짇고리을 끌 어당기며 시름없이 바늘을 집어든다.
산골의 가을은 왜 이리 고적할까! 앞뒤 울타리에서 부수수 하고 떨잎은 진 다. 바로 그것이 귀밑에서 들리는 듯 나직나직 속삭인다. 더욱 몹쓸 건 물 소리 골을 휘돌아 맑은 샘은 흘러내리고 야릇하게도 음률을 읊는다.
퐁! 퐁! 퐁! 쪼록 퐁!
…
김유정
출생지 강원 춘천
출생일 1908-01-11
사망일 1937-03-29
활동시 기근현대
활동국가 대한민국
직업 소설가
1908년 1월 11일 강원도 춘성 출생. 1929년 휘문고보 졸업, 연희전문 문과 중퇴. 1935년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에 당선. 1935년 구인회 회원으로 활동. 1937년 3월 29일 사망.